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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탐방>김제신용협동조합
-신용사회 이끄는 서민들의 희망공동체-

-30여년 세월 지역경제 버팀목 되어 와-

-조합원 9천3백여명, 총자산 415억원 -


 화려함은 없다. 그러나 그렇기 때문에 느껴지는 친숙함은 오랜 세월을 이어온 전통이 되었다.

신용을 기반으로 조합원의 삶의 질을 향상시키고 지역사회 발전에 이바지하겠다는 당찬 각오..., 단순히 돈만 오고 가는 금융기관이 아닌 어떤 ‘정신’을 내포하고 있는 신협은 제2금융권 중에서도 매우 독특한 존재가 아닐 수 없다. 설립 30주년을 앞둔 김제신협을 찾아가 보았다.


- 신협운동의 태동-


신용협동조합(credit union)이 처음 만들어진 곳은 독일이다.

19세기 중반 산업혁명의 여파로 자급자족의 경제가 상품생산의 경제로 전환되면서 자본주의가 급격히 뿌리내리던 시절, 경험과 지식의 부족으로 스스로 자본을 축적하는데 어려움을 겪었던 농민들 사이에서부터 협동조합 사상이 싹트기 시작했다.


공동투자와 이윤의 공동분배, 이 대명제 위에 슐체데리취(Schultze Delitzisch)에 의해 제창된 도시 신용협동조합은 상업자본의 수탈에 신음하는 수공업자들을 조직화하여 자신들의 영역을 구축하는데 기여하게 되었고, 라이파이젠이 제창한 농촌 신용협동조합은 고리에 시달리는 농민을 조직화하여 농민이 자본의 노예로 전락해 가는 것을 방지하는 데 크게 공헌한 것으로 세계신협운동사는 전하고 있다.


결과적으로 신협은 농민과 노동자들이 자본주의 경제생활에 적응하기 위해 자구책을 모색하는 과정에서 태동, 자본주의에 찌들어가는 서민대중의 어려움을 해소시키고 순수한 인간성을 회복시키기 위한 서민은행으로 자리매김해 오늘에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우리나라에는 6·25 동란 이후 피폐해진 한국을 돕기 위해 UN한국 재건단의 일원으로 와 있던 메리가벨(Mary Gabrolla) 수녀에 의해 처음 전파되었다.

가벨수녀는 한국 국민들을 구하는 것은 “스스로 자립할 수 있는 길을 열어주는 일”이라고 생각해 정부 지도자를 만나 신협의 필요성을 역설하고 여러 강연회를 통해 신협운동을 소개했다. 그 결과 1960년 5월 27명의 조합원이 300환씩의 가입금과 1구좌당 3000환씩의 출자금을 모아 한국 최초의 신협인 성가신협이 출범되면서 한국에도 신협운동의 씨가 뿌려졌다.


-김제신협의 오늘-


김제땅에는 1971년 조합원 50명, 출자금 5530원 규모로 김제신협 임의조합 창립총회가 개최되면서 신협이 첫발을 내딛게 된다.


새마을 운동과 함께 지역경제가 싹트기 시작할 무렵, 신협의 존재는 서민들에게 마음 든든한 후원자의 역할을 충분히 수행해 주었다. 조합원들의 출자로 만들어진 신협의 특성상 각종 대출에서 문턱이 낮을 수 밖에 없었고 자기가 출자한 만큼 배당금이 돌아오는 솔솔한 재미에 조합원들은 땀 흘려 번 쌈짓돈을 써 없애기 보다 신협에 차곡차곡 쌓는 습관을 길러왔다. 이것이 지역경제의 발전에 큰 견인차가 되어 왔음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이러한 배경에서 이어진 전통은 김제신협이 오늘날 조합원 9천3백여명, 총자산 415억원의 규모 있는 금융기관이 된 이후에도 조합과 조합원이 가족같은 끈끈한 유대를 유지하게 하는 데 원동력이 되어 주었다.


현재 신협은 김치덕 이사장을 중심으로 이사 7명, 감사 3명 등 10명의 임원과 전문가 집단인 직원 21명으로 구성되어 있다.

특히 김이사장은 4년마다 조합원 전체투표에서 선출되는 직선제임에도 12년째 이사장 직을 맡고 있어 조합원들로부터 두터운 신임을 받고 있음을 알 수 있었다.


30년 신협역사에서 금융사고가 단 한 건도 없었다는 점도 직원들의 자랑이었다.

직원 대부분이 가톨릭 교인이고 모두 김제에 거주한다는 공통점 때문에 그들의 인간관계가 남다른 탓도 있겠으나, 매년 실시되는 직원연수와 워크샵은 이러한 친밀감을 더욱 돈독케 했다. 안으로부터의 편안한 관계가 고객과의 친밀함으로 이어지는 이러한 신협의 구조는 여타 금융기관의 귀감이 될 법하다.


- 조합원들 속으로-


조합원들이 출자하고 그에 따른 수익금을 배당 받는다는 점에서 신협의 구조는 주식회사와 유사하다 할 수 있다. 그러나 근본적인 차이점은 시세차익을 쫓아 주식을 사고 파는 일반주주와 달리 신협의 조합원들은 그들이 출자한 신협이라는 회사에 대해 근본적인 애정과 애착을 갖고 있다는 것이다.


김제신협이 대우채권의 부도로 5억여원의 적자를 기록, 큰 위기를 겪었던 지난해의 경우 일반 예금고객들이 70억여원을 인출해가는 위기상황에서도 조합원들은 별다른 예금인출 사태 없이 조합의 장래를 함께 걱정해줬던 것이다. 조합원들이 단 한푼의 배당금도 받지 못한 상황에서 나타난 이같은 결과여서 신협 임직원들이 스스로 임금의 25%를 삭감하면서 책임경영에 나서겠다는 뜻을 밝힌 것도 색다른 것이 아니다.


조합과 조합원이 힘들 때 일수록 서로 믿고 힘이 되어주는 이 같은 예는 다른 금융기관에서는 찾아보기 힘든 일이었다.

사실 이러한 일이 가능했던 것은 김제신협이 평소 조합원들에게 기울인 관심 때문이다. 전체직원 21명 중 10명은 외근직원으로, 매일 현장을 돌며 조합원들과 얼굴을 마주한다고 한다.


조합원이 신협을 찾아오기 전에 조합에서 먼저 조합원을 찾아가는 업무스타일은 매우 독특한 것이다. 조합원을 찾아 투자상담과 경영조언을 하고 조합원이 주는 돈을 입금해주는 이같은 서비스는 조합과 조합원의 관계를 더욱 친밀하게 만든다.


그리고 의료비의 50%를 부담해 주는 의료공제사업과 자동차수리비의 10%를 출자금으로 입급시켜주는 사업, 조합원의 귀중품 보관을 위해 금고를 개방하는 등의 사업은 조합원들로 부터 큰 호응을 얻고 있고 조합원을 대상으로 한 컴퓨터·수지침 교육, 경로관광 등도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이익에 따라 배당금을 나눠주는 외에 평소 조합원을 생각하는 이같은 신협의 마음은 이미 조합원과 통해 있었던 것이다.


김제신협은 내년이면 창립 30주년을 맞는다. 30여년동안 지역민들과 애환을 함께 해온 신협에 거는 기대는, 이제 비단 그들의 조합원에게만 한정된 것이 아니다.


김제신협이 70년대 김제의 경제를 뒷받침 했던 것 이상으로 지역경제에 이바지 하고 나아가 김제경제의 구석구석을 살찌우는 것에 기대를 걸어본다.

특히 요즘같이 지역경제가 침체의 늪을 헤매고 있는 상황에서 그러한 바람은 더욱 간절하다.


김재명 기자(kjm@kimjenews.co.kr)





디지털 김제시대  gimje@gj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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