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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칼럼-수변공원 용조형물 이전하자

 

홍성근 편집국장 hong@gjtimes.co.kr

잔잔하고 평화로웠던 시민문화체육공원이 뜬금없이 등장한 용조형물로 인해 시민들의 의견이 엇갈리고, 용이 종교적 문제로까지 확대되면서 큰 홍역을 앓고 있다.

  시민문화체육공원 제방위에 갑자기 용조형물이 등장한 것은 지난 3월이다. 시는 머리, 몸통, 꼬리로 약 50미터구간에 조성된 용 조형물에 7800만원, 여인상 1점에 5500만원, 부들 조형물 2점에 4500만원 등 3가지 조형물에 1억7800만원을 투입했고, LED 조명에 5400만원, 설계비로 1400만원, 기타 3800만원으로 총 2억8400만원을 썼다.

  가장 문제가 되고 있는 것은 용조형물이지만, 5500만원을 투입한 여인상도 완성도가 떨어져 차라리 철거해 확 트인 시야라도 확보하는게 낫지 않느냐는 지적까지 나오고 있다. 부들 조형물도 규모에 비해 너무 비싼 것 아니냐는 의구심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하지만 여인상과 부들에 대한 논란 및 의구심은 용조형물에 묻혀 크게 부각되지 않고 있다. 7800만원을 투입한 용조형물이 단연 논란의 중심에 있기 때문이다.

  용조형물에 대해 일부 시민들은 "저녁에 수변공원을 돌다보면 갑자기 흉물스럽게 나타난 용조형물이 무섭다"면서 "무언가로 가리던지 옮겼으면 좋겠다"는 반응이다.

  또 가장 민감한 반응을 보이고 있는 시민들은 기독교 신자들이다.

  시는 용조형물 설치 이유에 대해 "벽골제 쌍용설화 등을 모티브로 한 것으로 농경문화와 용이 밀접한 관련이 있어서 설치하는 것이 좋다는 것으로 채택됐다"고 밝히고 있으나, 기독교에서는 용을 사탄으로 보고 있다. 성경의 많은 부분에서 용을 사탄으로 묘사하고 있고, 요한계시록 20장 2절에는 '용을 잡으니 곧 옛 뱀이요 마귀요 사단이라 잡아 일천년 동안 결박하여'라는 구절이 있다.

  기독교인들의 입장에서는 용이 싫을 수 밖에 없고, 우리시 최고의 산책코스인 수변공원을 일주하려면 반드시 용의 몸통을 통과해야하기 때문에 용조형물을 옮겼으면 하는 것은 당연한 바람일 수 있다.

  하지만 시는 용조형물 이전요구에 대해 여론조사를 실시했다.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응답자 1천명 중 용조형물 이전설치 찬성은 17.1%, 반대는 37.2%, 모르겠음은 45.7%로 이전 반대가 찬성보다 20%가량 많았다. 또 우회 산책로를 조성하자는 의견에 대해서는 찬성 36.8%, 반대 24%, 모르겠음 39.2%로 나타났다.

  그러나 시의 여론조사 방식과 설문내용에 문제가 많다. 용조형물에 대한 인지도 조사에서 △직접 본적 있다 25.2% △들어는 보았다 13.3% △보지도 못했고 처음 듣는다가 61.5%였다. 시민 다수가 용조형물의 존재 자체를 모르고 있었다.

  그렇다면 용조형물의 존재를 아는 시민들만을 대상으로 이전 여부와 우회산책로 개설 의견을 물었어야 하는데 전혀 모르는 시민에게도 물었으니, '필요했기 때문에 돈 들여 만들었을 것이고 그러면 그냥 놔두자'는 의견이 많을 수 밖에 없다. 또 질문내용에도 문제가 있다. 용 조형물 설치의 필요성을 설명한 뒤, 이전하자는 의견에 대해서는 사탄으로 보는 시민으로 국한하고 있다. 일부 여성들도 밤에 혼자 산책할 때 용조형물이 무섭다며 꺼리고 있다는 점은 전혀 언급하지 않았다.

  용조형물을 존치하고자하는 의도가 엿보이는 설문에도 불구하고 존치에 동의하는 의견은 37.2%이다. 용 조형물의 존재를 아는 시민들만을 대상으로 객관적으로 질문을 했다면 결과는 크게 달라질 수도 있었다.

  시는 이 여론조사 결과를 토대로 용조형물 존치로 가닥을 잡고 용조형물을 피해 수변쪽으로 돌아가는 우회산책로(데크) 설치와 안내문 부착 및 용 여의주와 몸통 조명을 붉은색에서 파란색으로 바꾼다는 계획이다.

  시의 이같은 계획이 알려지면서 김제시기독교교회연합회가 "김제시민을 이간시키며 분리시키려는 저의가 있다"며 용조형물 철거를 위한 2만명 서명 운동에 나섰다.

  용 조형물에 대한 논란이 일자 시는 입장문을 통해 "사업추진은 전임 시장 당시 '2017년 공무원 제안(정책아이디어 콘테스트)'을 바탕으로 김제시장 권한대행 시기인 2018년도 본예산에 사업비 3억원 편성됐다"고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시의 이같은 주장도 거짓에 가깝다. 2018년도 본예산 심사 당시인 2017년 12월 15일 시의회 예결위 회의록을 보면 담당과장이 시의원들에게 예산의 필요성을 설명하면서 "시민들이 많이 찾는 수변공원과 성산공원이 야간에 어둡다는 의견들이 있었고, 2017년 정책 아이디어 콘테스트에서 이 사업이 제안으로 채택이 됐다"면서 예산 반영을 요구했다.

  당시 부서에서는 성산공원 입구쪽과 일부 구간이 어둡기 때문에 경관을 살려 밝게하려는 목적이 컸고, 성산공원 경관조명을 하면서 수변공원도 함께하려는 의도였던 것으로 전해진다. 또 2017년 정책 아이디어 콘테스트 제안내용 어디에도 조형물이라는 단어는 찾아 볼 수가 없다.
  성산공원과 수변공원 경관조명사업을 난데없는 조형물 설치로 둔갑시키고도 시는 '전임 시장 당시 세운 예산'이라는 뻔뻔한 주장을 펼치는 상황이다.

  국민권익위가 지난 2014년 9월, 공공조형물 건립을 둘러싼 갈등과 무분별한 건립에 따른 예산 낭비를 방지하기 위해 전국 지자체에 공공조형물 관리체계 개선방안을 권고했으나 시는 이도 무시했다.

  용조형물 설치가 그리도 시급하고 중요한 사업이었는가 김제시에 묻고 싶다. 공정하지 못한 여론조사 비용으로 시비 850만원을 써가면서까지 존치의 당위성을 역설할 필요가 있는지 묻고싶다. 우회산책로를 만들어 시민들을 분리시키면서까지 용을 지켜야하는지도 묻고싶다.

  공정하지 못한 조사였지만 17%가 넘는 김제시민들이 종교적 신념, 또는 무서움 때문에 이전을 요구하고 있다. 정말 싫은 것은 다수냐, 소수냐의 문제가 아니다.

  행정의 권위가 시민들의 요구에 우선하지 않는다면, 더 이상 시민들 사이에 분쟁을 조장하지 말고 당장 벽골제 야간경관조명구역으로 이전하자.

홍성근 기자  hong@gj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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