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곡종합처리장이 경영개선 대책 없이 남발되면서 부실의 늪에 빠진 것으로 감사원 감사 결과 드러났지만 농협이 아직도 구조조정을 미루고 있어서 부실규모를 키우고 있다는 지적이다.

지난해 김제농협을 비롯해 백구, 봉남, 금만, 진봉, 공덕 등 모두 8곳에서 발생한 농협 미곡종합처리장의 적자규모는 모두 54억8500만원(55만4천가마·40kg기준)이다.

백구농협의 미곡처리장의 경우 지난해 비싼 값에 쌀을 매입한 뒤 쌀값이 떨어지면서 10억원의 적자를 냈으며, 공덕농협 1억3200만원, 금만농협 8억여원의 적자가 발생하는 등 적자규모가 해마다 커지고 있다.

이 같은 현상은 쌀 공급 과잉 속에 농협과 민간이 운영하는 미곡종합처리장이 서로 출혈경쟁이 빚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금만농협 심정기 RPC장은 "유통면에서 너무 저가미로 움직이고 그 다음에 가격경쟁에서 저가미로 움직이다 보니까 가격이 쌀 수밖에 없고 이로 인해 각 조합마다 손실이 커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라고 원인을 밝힌다.

감사원 감사 결과 손익분기점에 미달하는 농협 미곡종합처리장은 2군데 중 1군데 꼴이다. 자연 구조조정이 시급하지만 가을철 수확 때 산물벼 수매문제가 걸려 있는 데다 누적적자 해소 방안이 쉽지 않다.

농협중앙회 전북지역본부 관계자는 "구조조정을 위한 통폐합문제는 아직 거론하기가 또는 지역단위에서 이것을 검토하기에는 상당히 어려운점이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정부 당국은 올해부터 미곡종합처리장 신설을 중단하고 자율적인 구조조정을 유도한다는 방침이어서 관계자들의 자구노력 여하가 부실규모를 좌우할 전망이다.

김재수  kjs@gj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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