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종 스티로폴 제품이 쌓여있는 오정동의 (유)동남산업에 도착했을 때에 작업복차림의 김회장은 직원 몇명과 상차작업을 돕고 있었다. 그가 바로 시 관내에 기업을 경영하는 사장단의 모임인 김제기업인협의회의 회장인 김종선(56) 동남산업 대표이다.
성산밑 교동에서 자라나 봉급쟁이 세월 20여년과 지금 이곳 기업가로서 13년째 경영의 일선에 IMF그늘과 맞서 싸우는 여느 사장들과 같이 머릿발이 희끗한 얼굴로 안내한 사장실에는 그 흔한 책상이 존재하지 않았다.
그만큼 그는 현장을 중요시 여기는 '현장맨'이다. 기업인협의회소속 92개 회원사 대표중에 김회장보다 더 크고 매출많은 기업의 대표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현재 3대 회장직을 갖고 있다는 것은 그의 '김제'에 대한 애정과 '원만한 경력'에 대한 회원들의 추천과 현실인정이 있어서가 아닐까?
그는 먼저 김제경제 발전의 기반조건으로 '삼위일체론'을 꼽았다.
관 주도의 지원드라이브 정책과 기업정보의 상시제공이 일위의 조건이며 경영주 자신의 확고한 경영철학 입지와 생산비 절감노력, 아울러 영업전선위의 선두전사는 오너자신이라는 '전투원칙 경영'의 승부경영이 그 이등의 순서이다는 것이다.
마지막 삼위의 조건으로 '지역여건'을 들며 그는 말끝을 흐리는 가운데 "상가 간판이 저녁 9시면 꺼지는 빈약한 지역상권에서 여건조성 자체가 쉽지 않은 이야기이지만 그래도 우리 기업이 살면 상권도 활성화되지 않겠냐"라는 역설론을 제시한다.
김제거주기업 전체의 매출중 2%정도만이 김제내에서의 소비로 발생한다는 아이러니칼한 현상은 그의 오랜 고민중의 하나가 되고 있기 때문이다.
예로부터 교통지리적인 이점이 많고 풍부한 농수산물로 타지의 부러움을 샀던 이곳이 오히려 대도시의 가까움으로 상권도 빼앗기고 이농으로 인구마저 줄어버린 고향의 초라함에서 이제 그가 할수 있는 것은 '기업인'이자 '기업인 모임의 수장'으로써 역활제고이다.
가까운 대안으로 '이 지역 상품, 이지역에서 소비해주기'를 그는 권장한다. 다소의 질과 가격이 맞지 않더라도 적극적으로, 아니면 점진적이라도 그들의 생산품을 구매해 주는 것이 '지역경제활성'의 원칙이며 기반조성이라는 것이다.
또 한가지, 그는 '기업인들 간의 교류확대로 경영촵기술에 관한 정보의견의 교환'이 이루어지고 그 교류에 책임있는 시 경제관계자가 동석하여 의견개진이 시 정책에 반영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제 한빛은행 2층에 있는 기업인협의회 사무실에 경제한파는 봄이 오듯 사라져야 한다. 지역경제의 진정한 구심점이자 무한가능의 최일선인 중촵소기업이 일어서고 그래서 지역고용이 창출되고 그 근로자가 이 지역의 소비를 일으키는 삼단논법을 위해서라도 우리 관촵민이 지역여건을 조성하면 그렇다.
김회장은 아직도 오정동 공장안 사택에서만 산다. 그것도 노부모를 모시고 작업복 차림으로 근로자와 더불어 낮은 휘파람이지만 함께하는 노동을 싫어하지 않는다.
그래서 연매출 17억정도와 고용인원 26명의 크지 않은 기업이지만 김제시는 그에게 작년 지평선축제 당시, 시민의장 '산업장'을 수여해준 배경이 되지 않았을까?
그는 다시 말한다. "그때 그 시절을 생각하고 우리 모두 '헝그리 정신'으로 정신 재무장을 해야 한다"라고.....
오병환 기자 obh@kimje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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